깊이있는 학습, 깊이있는 수업의 포인트는 무엇인가?
2022 개정교육과정에서는 깊이있는 학습을 강조하고 있다.
학습은 학습인데 '깊이있는 학습'은 무엇인가? 일단 2022 개정교육과정에서 설명하는 '깊이있는 학습'을 살펴보자.
마. 교과 교육에서 깊이 있는 학습을 통해 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교과 간 연계와 통합, 학생의 삶과 연계된 학습, 학습에 대한 성찰 등을 강화한다.
2022 개정교육과정에서 이야기하는 '깊이 있는 학습'은 올바른 학습의 상태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과 간 연계와 통합, 학생의 삶과 연계된 학습, 학습에 대한 성찰이 중요하다. 교과지식을 단순히 암기하고 기억하는 수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각 교과의 고유한 핵심 개념과 핵심 아이디어 및 탐구 방식을 통해 세계를 이해하고 탐구하는 능력을 익히도록 해야 한다.
즉 '깊이 있는 학습'은 누가 더 많이 외우고 얼마나 더 많이 공부했느냐 진도를 더 나갔느냐 얼만큼 더 어려운 수준까지 학습했느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핵심 개념과 원리가 비록 단순하고 그 학습 양이 많지 않더라도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내면화하여 학생의 생각이나 경험과 연결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깊이 있는 학습'이 이루어질 때 그 지식은 무기력한 지식이 아니라 삶의 다양한 맥락에서 활용할 수 있는 살아있는 지식이 되며,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문제 해결 능력의 기초가 될 수 있다.
지식의 양이 나날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교과서, 학교에서의 학습으로 이 모든 것을 배운다는 것은 이제 어려운 이야기다. 그렇기에 이제 학교에서의 수업은 학생들이 실제 맥락, 새로운 상황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과정과 기능을 가르치고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사고하는 법을 더욱 집중적으로 다루어야 한다. 단순히 소재를 학생들이 친숙하게 느끼고 생활에서 보고 듣는 것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 배운 개념과 아이디어를 사고와 탐구를 통해 학습한 내용들 간의 관계와 의미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고등학교 때 문과생이었지만 물리 과목이 참 재미있었다. 당시 물리 선생님은 어려운 물리 개념과 공식들을 생활 속 사례를 바탕으로 자주 설명해주셨다. 그래서인지 물리 수업에서 들었던 내용들이 학교 생활 하면서 혹은 등하교를 하면서 주차된 차량을 보면서도 물리 개념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고 연결지으면서 생각을 했던 경험이 있었다. 20년도 훨씬 지난 이야기지만 이 때 했던 학습의 방법이 국가 수준 교육과정에 공식 문서에서 '깊이있는 학습' 이라는 개념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단순히 실생활 맥락으로 개념들을 설명하기만 하면 그것은 '깊이있는 학습'일까?
'깊이있는 학습'을 위해서는 '깊이있는 수업'이 있어야 한다. 이런 '깊이있는 수업'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교과 간 연계된 개념과 통합적인 맥락? 필요하다.
실생활 맥락에서 배운 것을 적용하고 실천하는 기회? 필요하다.
'깊이있는 수업'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질문'이다.
깊이있는 수업은 결국 학생들이 탐구를 통해 문제를 인식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담겨 있다. 탐구를 통해 학습 과정에 깊게 파고들다보면 어느 순간 개념을 이해하고, 개념과 개념의 관계에 대한 통찰이 일어나는 전이가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핵심 질문(Essential Question)'이 필요하다. 핵심 질문은 학생들의 사고를 활성화시키고 학생 스스로 보다 많은 질문을 촉발하면서 자칫 모호한 상태에서 지나칠 수 있던 것을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도록 하는 질문이다. 단순히 전 시간에 배웠던 개념을 떠올리게 하는 회상 질문이나 동기유발 질문과는 구별된다. 핵심 질문은 학생들의 사고력을 유발하며 단원 전체를 구조화하는 역할을 한다.
좋은 핵심 질문에는 7가지 결정적인 특징이 있다.
1. 개방형이다. 즉 하나의 최종적인 정답이 없다.
2. 사고를 촉발하고 지적으로 몰입하게 하며 종종 토론과 논쟁을 유발한다.
3. 분석, 추론, 평가, 예측과 같은 고차원적인 사고를 요구한다. 단순 암기만으로 효과적인 답을 얻어낼 수 없다.
4. 한 과목 안에서(혹은 하나의 과목을 초월해) 중요하고 다른 분야까지 적용할 수 있는 생각을 요구한다.
5. 부가적인 질문에 제기하고 추가적인 탐구활동을 촉발한다.
6. 단지 답만이 아니라 정당한 근거와 지지를 요구한다.
7. 시간이 지나면서 같은 질문이 되풀이된다. 핵심 질문은 거듭해서 반복될 수 있고 반복되어야 한다.
출처: Jay McTighe. & Grant wiggins.(2013)
그래서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교사는 전체적인 수업의 흐름을 디자인한다. 개념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 문제 상황을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교사는 성취기준과 핵심 아이디어를 통해 개념을 파악하고 개념을 해석하고 의미를 구성해야 한다. 핵심 개념이 만들어지기 까지 역사와 여러 상황에서 개념이 어떻게 이용되는지 총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학생의 사고를 촉진하고 개념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질문을 구성한다. 질문의 수준은 낮은 수준의 사고에서 높은 수준의 사고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적절하게 구성한다. 그래서 질문을 보통 3가지 유형, 사실적 질문, 개념적 질문, 논쟁적 질문으로 구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핵심 개념으로 '민주주의 이념과 원리', '공동체', '정치의 역할', '제도와 의식', '시민의 역할'을 설정하자. 이런 핵심 개념을 바탕으로 학생이 수업을 통해 '공동체 문제를 해결하고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 시민으로서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 '민주주의가 제대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정치의 역할지 중요하다' 를 도출하기를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위한 탐구 질문으로 다음과 같이 질문할 수 있다.
(사실적 질문) 민주주의의 이념과 원리는 무엇인가?
(사실적 질문) 현대 민주주의의 특징은 무엇인가?
(개념적 질문) 민주주의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 필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개념적 질문) 민주주의가 발전하기 위해 시민은 정치에 어떻게 참여해야 할까?
(논쟁적 질문) 현대 사회에서 민주주의 제도는 공동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유용할까?
이런 핵심 질문은 사실 질문 자체가 학습 목표라고 할 만큼 핵심 개념을 반영하고 있다.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탐구이다. 이런 탐구 과정 속에서 학생이 스스로 다양한 개념들을 살펴보고 질문을 생성하며 주도성을 살리고 탐구과정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한다. 교사의 핵심 질문은 학생의 사고를 활성화하고 탐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결론적으로 '깊이있는 학습'은 지식의 단순한 전달을 넘어서 학생들이 자신의 사고를 확장하고,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며, 실생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과정이다. 이는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세계에 적응하고 미래 사회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의 핵심 요소이다. 따라서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이야기하는 '깊이있는 학습'의 가치를 인식하고 이를 교육현장에 적극적으로 적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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