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편의점 1,2편을 다 읽고 난 후

불편한 편의점 1,2편을 다 읽고 난 후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 2편이 새로 나왔습니다. 

불편한 편의점 1편이 많은 분들에게 오랫동안 사랑 받은 만큼 기대를 많이 모았던 작품입니다.

서울 어느 주택가에 자리한 어찌보면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한적한 곳에 위치한 한 편의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편의점의 이름은 'ALWAYS편의점' 입니다. 소설 속에서는 실제 편의점 프랜차이즈의 브랜드가 나타납니다. 대표적으로 GS25가 나옵니다. 작가의 인터뷰와 책 뒷부분 감사 인사를 통해 실제 편의점을 운영하는 선배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합니다. 책 뒷부분 감사인사에도 GS25 문래그랜드점이 나오고 있길래 한 번 지도맵에서 찾아보니 실제 소설 속 편의점과 비슷한 느낌을 줍니다. 사람들의 유동 인구가 많지도 않으면서 한적한 느낌을 주는 동네 어디에 있을법한 편의점, 소설 속 중요한 소품인 야외 테이블도 있고 주택가 근처에 위치한 편의점. 

불편한 편의점 속 아이디어를 준 GS25 문래그랜드점

자료조사를 작가님이 꼼꼼히 하신 덕분에 소설 속 상황들이 실제 어딘가에서 이야기가 있을 법하게 들립니다. 대표적으로 기억나는 편의점 소품들이 있다면 옥수수 수염차겠죠. 이 옥수수 수염차는 1편에서 독고씨가 술을 끊기 위해 술 생각이 날 때마다 마시는 음료수지만 또 사람들을 위로하는 성수로 재탄생하기도 합니다. 2편에서도 독고씨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알바생 홍금보(황근배)도 무슨 일인지 이 옥수수 수염차를 즐겨 마십니다. 소설의 뒷부분에서 그 이유가 밝혀지기도 해서 흥미롭게 읽어보시면 좋을듯 합니다. 

 

불편한 편의점 1편은 서울역에서 지내던 노숙인 '독고'씨가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 일을 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반면 불편한 편의점 2편은 그 이후 1년 반의 시간이 지난 후 편의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1편에서 편의점에 찾아오는 손님들이 저마다의 삶의 무게에 힘들어하고 어찌할 줄 모를 때 독고씨도 딱히 해결 방법은 없고 그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저 묵묵히 들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외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가 보면 실마리가 보이기도 하고 들어주는 과정 속에서 힐링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이야기를 들어주는 독고 본인도 어느덧 함께 성장하는 과정이 흐믓했습니다. 

 

2편은 독고씨와 편의점 사장 염여사가 잠깐 빠진 상태에서 그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염여사의 아들이 편의점의 새로운 사장이 되죠. 염여사의 오랜 친구이자 알바를 하고 있던 오선숙 여사가 편의점의 점장이 됩니다. 그리고 독고씨에 이어 야간 알바를 하던 전직 형사이자 사설 탐장 곽이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고 그 야간 알바 자리를 홍금보씨가 하게 됩니다. 

 

그래서 등장인물이 1,2편이 서로 이어집니다. 시대적인 배경만 달라졌을 뿐이죠. 

불편한 편의점 1편은 2020년 코로나가 처음 창궐할 때 겨울의 이야기라면 불편한 편의점 2편은 2021년 여름에서 가을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대의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소설 속에 녹아 있습니다. 마스크를 두고 사람들과의 갈등, 백신 접종, 코로나로 인해 사업이 어려워지고 가정에 찾아온 불화 등 시대적 배경이 자연스럽게 인물의 갈등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소설이 더 힘이 있습니다. 실제 어딘가에 정말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고 공감이 가는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작가님의 인터뷰를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https://www.mk.co.kr/news/culture/view/2022/08/716895/

 

'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나는 세태 소설 쓰는 대중작가"

70만부 팔린 `불편한 편의점` 2편 출간…생계형서 베스트셀러 작가로 "독자와 사이에 고속도로 열어준 책"…선배 편의점서 모티브 얻어

www.mk.co.kr

 

이 불편한 편의점 1,2편을 모두 읽고 난 후 마블 영화가 생각이 나기도 했습니다. 이 소설을 마블로 비유를 하자면 1편이 각 히어로들의 솔로 무비 같은 느낌이라면 2편은 그 히어로들이 한데 어우러지며 서로 이어지는 어벤저스의 느낌입니다. 그래서 2편을 읽어보면 '어 형이 왜 거기서 나와?', '이게 이렇게 이어진다고?'  이런 느낌이 있습니다. 작위적이라고 느끼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사실 우리 인생도 신기하게도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한 다리 건너면 그 사람을 서로 알고 있는 경우도 있고, 정말 생각하지 못했던 곳에서 그 사람을 다시 만나는 경험도 있잖아요. 너무 작위적이라면 거부감이 들겠지만 이 작가님은 치밀하게 셋팅을 잘 해놓으셨어요. 소설을 통해 그런 부분을 주의깊게 읽어보며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